메리츠화재가 MG손해보험 인수를 포기했습니다.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석 달 만인데요. 2022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는 이로써 다섯 번째 매각에 실패했습니다.
MG손해보험 인수 포기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한 것은 MG손보 노동조합의 현장 실사 거부 때문입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조의 본사 출입 차단 등으로 석 달 동안 실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MG손보 노조는 고용 일부 승계 등 메리츠화재의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자 투성이인 기업을 실사도 못하고 구매하는 것은 인간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적자를 만들어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나서야 정상적인 회사가 되는데요. MG 손해보험 노조는 대처는 막무가내였습니다.

메리츠화재가 13일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포기를 발표한 직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매각 작업을 대행 중인 예금보험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계획”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담은 자료를 내놨습니다. 시장에선 정부가 MG손보 정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예보는 “2022년 4월 MG손보를 부실 금융회사로 결정한 이후 약 3년이 지났으며 매각 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이 지속적으로 악화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MG손보는 4년 연속 적자를 냈으며 작년 3분기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184억원) 상태에 빠진 상황으로 파산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이에따라 MG손보가 청산되면 계약 이전 없는 첫 보험사 청산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과거 보험사 퇴출의 경우 인수합병(M&A)이나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계약을 이전한 뒤 청산해 계약자의 피해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계약 이전 없이 청산하면 124만 명에 이르는 계약자의 피해는 불가피한데요.
이에 따라 예금자 보호 대상인 5000만원 미만의 해약환급금 외에는 보호 장치가 없습니다. 남은 금액은 환급금보다 적은 파산 배당으로 받게 도비니다. 또 실손보험 등은 기존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새로 가입해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청산으로 가면 MG손해보험 노조가 원하던데로 600여 명의 MG손보 임직원도 일자리를 잃게 되는데요. 600여 명의 MG손보 전속 설계사도 새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에 인수될 바엔 차라리 파산이 낫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일부 고용 승계보다 전원이 일자리를 잃는 길을 택하겠다는 것이었는데, 이게 현실화 될 예정입니다.
새마을금고
MG손해보험은 새마을금고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새마을금고와는 관련이 없는데요. 다만 새마을금고역시 전망이 어둡습니다. 새마을금고 역시 포지션이 아주 애매한데요. 은행이라는 이름을 쓰지 못하고 이에 따라서 별도의 규제를 받으면서 부동산 PF에 엄청난 손실을 보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지방 부동산이 다 망해가고 있는데요.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건설사가 새마을금고에서 대출을 받았고 분양이 되지 않으면서 새마을금고가 다 떠안게 된 것이죠.

현재 전국 1200여 개 새마을금고가 지난해 1조 7000억 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새마을금고 역사상 가장 큰 손실이라고 하는데요.지난해 상반기에는 1조 20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하반기에 5000억 원가량 추가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적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화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전국 금고들의 대손충당금이 늘어난 이유는 부동산 PF 부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금융사는 부동산 PF 사업장 사업성을 평가해 유의(C) 및 부실우려(D) 등급을 받은 경우, 채권 규모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거나 사업장 매각을 실시해야 하는데요. 지난해 9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가 포함된 상호금융권의 C·D등급 익스포져(위험노출액)는 10조9000억원이나 됩니다. 은행권에서 대출 못받은 불량 대출이 다 새마을 금고로 온 것인데요. 전 금융권의 C·D등급 익스포져(22조9000억원)의 절반 수준이나 됩니다.
이에 따라 MG손해보험처럼 새마을금고 역시 합병에 실패한 금고는 손실이 심해지면 파산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객 예금 및 출자금 보호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새마을금고 삼태가 커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