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연말이 되면 트렌드 코리아가 출시됩니다.
특히 그동안 비즈니스·라이프·교육·모바일·부동산·IT·AI 트렌드까지 책 제목에 ‘트렌드’가 들어가는 게 유행이었는데요.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2008년부터 16년째 ‘트렌드 코리아’를 줄곧 펴내며 이 유행을 이끌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5
올해 김난도 교수는 ‘SNAKE SENSE’라는 말과 함께 10개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옴니보어(Savoring a Bit of Everything: Omnivores)를 시작으로 #아보하(Nothing Out of the Ordinary: Very Ordinary Day) #토핑경제( All About the Toppings) #페이스테크(Keeping It Human: Face Tech) #무해력(Embracing Harmlessness) #그라데이션K(Shifting Gradation of Korean Culture) #물성매력(Experiencing the Physical: the Appeal of Materiality) #기후감수성(Need for Climate Sensitivity) #공진화 전략(Strategy of Coevolution) #원포인트업(Everyone Has Their Own Strengths: One-Point-Up) 등입니다.
24년을 리뷰해보면 Dragon Eyes인데요.
분초사회와 도파밍, 요즘가족 등이 핫했는데요.
그리고 올해에는 푸바오, 숏폼 음원, 일본여행, C커머스, 스포츠 관람이 유명했습니다.
옴니보어란 사전적으로는 잡식성(雜食性)을 뜻하지만 사회학에서는 ‘특정 문화에 얽매이지 않는 폭넓은 문화 취향을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예전에는 남녀 역활이라던지 고정적인 역활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듣게 되는 육아휴직을 신청한 50대 부장, 숏츠 제작 알바로 웬만한 직장인보다 더 많은 수익을 챙기는 대학생, 주말 풋살 경기만을 기다리는 30대 여자 팀장같이 지금까지 익숙하게 인식되던 연령·성별·직업에 따른 특정 집단의 전형성이 옅어지고 있는 것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 트렌드의 가장 처음을 옴니보어로 뽑았습니다.
아보아 역시 아주 보통의 하루라는 뜻인데요. 편안한 하루를 살고 싶다는 소망인 것이죠.
그리고 다만 이제는 트렌드가 SNS로 워낙 빠르게 변하다 보니 실제로 책으로 출판되는 트렌드 코리아가 따라 잡기 어렵다는 평이 많습니다.
그래서 2024년 버전의 판매량은 20%나 줄어들었다고 하는데요. 트렌드라는 것을 책으로 배운다는 것에 이제 한계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리고 저도 느끼는게 요즘 워낙 경기가 어렵고 외부가 힘드니, 무해함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팜국어, 팜투리는 뉴진스 멤버 ‘하니(본명 하니 팜)’가 말하는 서툰 한국어에 팬들이 붙인 별명입니다. 김난도 교수는 팜국어가 사랑받는 현상에 대해 “(팬들이) 마치 내 아이의 옹알이만큼은 찰떡같이 알아듣는 부모의 마음으로 그녀의 실수들을 ‘오히려 귀여운 실수’라며 환대하는 것”이라면서 “이처럼 서투르지만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무해력을, ‘순수대충 무해력’이라고 이름 붙이고자 한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악역이 따로 없는 드라마가 유행하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